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증’글을 남기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에펨코리아’에 등장했다.
이 후보는 9일 오후 1시34분쯤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이재명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펨붕이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글 말미에는 에펨코리아 사이트를 모니터로 보고 있는 인증 사진도 올렸다. ‘펨붕이’는 에펨코리아 회원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은어다.
이 후보는 “정치를 시작하고 매일같이 여러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며 눈팅하며 여론도 수집하고 아이디어 되면 활용도 하고 그랬다”며 “펨코는 들어온 지 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는 제가 너무 비호감인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후보는 “최근 펨코에 이재명 토론영상도 올라오고 확률형 아이템 공정화 법안 제정에 대한 글에 반응도 해주길래 무작정 인사 왔다”며 인증글을 남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쑥 찾아와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만 여기에서 나오는 정책 제안이나 비판 글을 제가 한 마디라도 더 보고 가면 나쁘진 않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보고 두 번 보면 자꾸만 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헉..)”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며 “듣고 가슴깊이 새기고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 종종 오겠다”고 적었다.
에펨코리아는 주요 대형 커뮤니티 중 하나로 20~30대 남성의 이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정치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강해 더불어민주당에는 ‘험지’에 가깝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강한 편이다. 이 후보가 “비호감인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고 말한 건 이 같은 커뮤니티 성향을 감안한 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디시인사이드, 딴지일보, 클리앙 등 주요 커뮤니티를 방문해 인증 글을 남기고 있다. 다만 에펨코리아는 이 후보에 비판 여론이 강한 커뮤니티답게 다른 곳과는 달리 추천수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에펨코리아는 추천은 ‘포텐’, 비추천은 ‘방출’ 표시를 클릭하도록 하고 있다.
이 후보 게시글에 달린 반응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건 “여가부 폐지, 반중 친미, 남녀 평등 징병제, 사시부활 정시확대, 19~29 청년 기본연금”이라고 나열한 뒤 “뭘 해줄 수 있느냐”고 반문한 댓글이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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