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직전 올림픽 주최국 역할 할 것”…보이콧 불참으로 기우나

입력 2021-12-09 11:34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미국 등의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직전 (올림픽) 주최국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평창, 동경 그리고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고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결국 한국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주최국임을 내세우며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행렬에 동참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차관은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국가들이 올림픽 보이콧에 속속 동참하는 데 대해 우스개로 “선수들이 참 외로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국가들이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만 보내고 정부 관료는 참석하지 않기로 한 상황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최 차관은 다만 ‘직전 주최국이 보이콧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 “어떤 결정도 하고 있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과 관련해서도 중국 견제 의도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고,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 견제냐”고 되물으며 “우리의 필요에 따라 주요 파트너와 언제든 협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3박4일간 호주를 국빈 방문한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보이콧 여부는 각국이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자 “높이 평가한다”고 말해 우리 정부 인사 참석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부터 10일까지 화상으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 등 110개국 정상들에게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과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