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제 개발 기대’…디지스트, 핵심 원리 최초 규명

입력 2021-12-09 11:09 수정 2021-12-09 13:28
디지스트뉴바이올로지전공 구재형 교수(왼쪽)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이병헌 교수. 디지스트 제공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은 뉴바이올로지전공 구재형 교수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이병헌 교수 공동연구팀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종양관련 대식세포’(Tumor Associated Macrophage, 이하 TAM) 전환에 대한 핵심 조절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디지스트는 이 연구가 암의 성장 및 전이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세포를 제거하는 대식세포는 조건에 따라 원래의 기능과 반대로 암의 성장과 전이를 활성화시키는 변형된 기능을 하는 TAM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암 미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젖산에 의해 전환이 유도된다는 것이 밝혀져 있었지만 젖산이 대식세포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 TAM으로 전환되는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이에 구재형·이병헌 교수 공동연구팀은 대식세포에서 발현하는 ‘이소성 후각수용체(비후각조직에 분포하며 냄새를 맡는 역할 이외의 다른 기능을 하는 수용체)’를 선별해 해당 표적 후각수용체가 젖산과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 반응에 의해 대식세포가 TAM으로 바뀐다는 것도 규명했다. 또 표적 후각수용체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생쥐에 유방암이나 폐암세포를 이식했을 때 유전적 결핍 생쥐는 야생 생쥐에 비해 암 성장과 전이가 크게 감소하고 생존율이 증가함을 증명했다.

젖산에 의해 TAM으로 전환되는 대식세포의 분화기전을 방해하거나 차단해 TAM의 수를 줄이면 면역 활성도가 증가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극복할 수 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TAM 전환 기전을 차단하는 항체치료제와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디지스트 뉴바이올로지전공 구재형 교수는 “TAM 전환에 이소성 후각수용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암의 성장과 전이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 국가선도연구센터(MRC)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