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피해에도 공사 강행하는 나주시 비난

입력 2021-12-09 10:44 수정 2021-12-09 10:58
나주시가 발주해 진행한 공사 과정에서 주변 건물 담장을 허물고 사유지까지 침범하면서 터파기 공사를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독자 제공

전남 나주의 한 상가 건물이 인근 공사장의 공사로 인한 외벽 균열이 생긴다는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나주시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주시가 시청주변의 고질적인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가족센터 터파기 공사과정에서 이같은 피해 주장에도 당국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8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송월동 나주가족센터와 공동주차장 건립사업은 총 사업비 102억원을 투입해 연면적(5945㎡) 지상4층 규모로 들어선다.

지난 8월 착공,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1·2층에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공동육아나눔터, 가족소통·교류 공간, 상담실, 교육실 등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3·4층 주차장은 자동차 총 170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으로 인해 오히려 인근 주민들은 안전 위험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따라 피해 주장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시와 시공사는 주변 상가 건축주 허가도 없이 건물 담장을 허물고 건물이 경계선인 사유지까지 50㎝ 침범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변 건물 1층 내부 벽에 균열이 생기고, 작동 중인 엘리베이터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이용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이 건물 5층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입구와 벽에 군열이 가면서 빗물이 스며들고, 주방과 화장실 내부 타일 등이 쏟아져 내리는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가 추진 중인 가족센터 공사로 인해 인접 건물의 한 주민 거주지의 주방 벽면에 설치된 타일이 쏟아져 나가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또 건물 붕괴 우려에 민원을 제기한 건축주 조모(38)씨는 "며칠 전 시청에 '공사중지요청' 민원 접수와 함께 강인규 시장이 면담을 통해 즉각적인 조치를 약속 받았지만 배짱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비 절감과 준공일 단축 등으로 부실공사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나주시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 4일 건물안전진단 전문기관인 H안전연구원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이 육안 조사만 실시한 뒤 '벽체 균열과 타일 탈락 등은 대부분 건물 노후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공사의 터파기로 인한 성능 저하는 거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정씨는 "상가 건물에 나주 시민이 19개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시가 안전진단을 육안 조사만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나주시는 시공사만 앞세우지 말고 입주민에게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민원인과 사전 상의를 통해 공사를 시작했으며, 피해 처리 및 보상 등을 논의 중"이라며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 공사를 재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