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소상공인 코로나19 피해지원’에 100조원을 투입하자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제안에 “지금 당장 지원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측근에게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100조원을 지원하자는 김 위원장 발언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이 후보는 “100조원 지원하자면 당연히 받겠다”면서 “대신 지금 당장 하자. 지금이 급한데, 당선되면 하겠다는 것은 과거에 기초연금 약속했던 것처럼 헛공약으로 표만 뺏고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수표일 가능성이 있으니,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정해야 김 위원장 발언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민할 것이 뭐가 있느냐”면서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충분히 지원하자는 것이 이 후보의 입장인데, 야당에서 더 지원하자고 하면 오히려 고마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 50조원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부족하다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100조원 정도 마련해 피해 보상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이 김 위원장의 ‘100조 제안’을 단칼에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밝힌 것에는 소상공인에 대한 두터운 피해 보상이 오히려 여당에 득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어차피 예산은 정부와 여당의 영역”이라며 “그동안 정부와 야당이 반대해서 마음껏 지원하기 어려웠는데, 야당이 먼저 나서주면 우리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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