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 “온갖 전직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검찰국가를 만들겠다고 도전하고 있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윤 후보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정읍 샘고을시장에서 가진 즉석연설에서 “군사정권은 군인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사용했다”며 “군사정권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검찰정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 출신인 윤 후보를 과거 군사정권에 비유하며 직격한 것이다.
이 후보는 특히 윤 후보의 정권교체론을 “과거를 향한 복수”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를 향해 복수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정치가 누군가의 사적 복수를 위해서 존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은 민생을 살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자신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려고 애쓴 것이다.
이 후보가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은 극적인 선대위 출범을 통해 윤 후보가 ‘2차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초 윤 후보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발생한 ‘1차 컨벤션 효과’ 때문에 지지율이 크게 벌어져 고전한 아픈 기억이 있다.
지지층을 더욱 강하게 결집하려는 측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며 “검찰 출신에다 정권 심판론을 거론하는 윤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주면 큰일 난다는 불안감이 상당히 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완주 테크노파크 스마트융합국민센터에서 가진 국민반상회에서도 “어떤 분이 ‘탄소 감축 목표를 되돌리겠다’고 이야기하던데, 윤모 선생이라고”라며 윤 후보 견제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 발언을 보며) 쇄국 정책을 했던 대원군이 생각났다”면서 “그레타 툰베리(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가 나와 ‘그러시면 안 돼요’ 하는데, (윤 후보가) ‘예끼 모르는 소리 하고 있어’ 하며 곰방대로 때리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2박3일 동안 진행된 전북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내내 민생회복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의 더 나은 삶을 꾸려갈 이재명정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소외론’을 언급하며 지역 민심을 자극하는 전략도 구사했다.
이 후보는 전날 군산공설시장 연설에서 “군사정권이 영호남을 갈라 지배하느라 호남이 소외되고 차별받았다”면서 “그런데 자세히 보면 호남 안에서도 전북이 또 소외당한 것 같다”며 말했다.
그는 또 “전남·광주를 갔다가 올라가는 길에 전북을 들렀더니 ‘우리가 흑싸리 껍데기냐’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전북의 소외감을 고려해 전북 일정을 따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정읍·완주=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