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격전지 철원 화살머리고지에 평화기념관 들어선다

입력 2021-12-05 10:54

6.25 격전지인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가 평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강원도와 철원군은 화살머리고지 평화기념관(조감도) 건립을 위한 내년도 국비 12억원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평화기념관은 철원 백마고지 전적비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다. 2025년까지 국비 191억원 등 283억원이 투입된다. 남북 공동체 회복을 위한 평화, 희망 등 비전을 형상화한 라키비움 형태의 기념관으로 조성한다. 라키비움은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공간을 뜻한다.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사항으로 추진된 남북공동 유해발굴 과정과 성과, 주제별 스토리텔링을 구현해 평화의 가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화살머리고지는 1953년 국군과 중공군의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참전했던 국군, 중공군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 유엔군의 유해가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남북이 최초로 공동 유해발굴을 추진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의 유해발굴 작업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계기로 이듬해 4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남북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소강 여파로 북측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남측 단독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유해발굴은 지난 6월 24일 마무리됐다. 유해발굴 작업 결과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서 3092점의 유해가 발굴됐다. 인식표와 계급장, 방탄복, 방독면, 개인화기 등 당시 전투에 참여한 군인의 유품 10만1816점을 발굴하는 성과도 거뒀다. 국군전사자 유해 중 9명의 신원이 확인되기도 했다.

도와 군은 화살머리고지 평화기념관이 남북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공동체를 회복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평화기념관 건립사업이 남북 간 상호 신뢰와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데 이바지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식 도 평화지역발전본부장은 “화살머리고지 평화기념관이 평화와 화합의 상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기념관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평화지역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