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입원 환자 급증이 심각하다. 일부 주에서는 중증 환자를 제외한 수술 금지 명령까지 내려졌다.
여기에 전염성이 강한 새 변이 오미크론에 의한 지역 감염까지 확인되면서 겨울철 5차 확산 공포가 현실화할 우려가 커졌다.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집계한 최근 일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만8462명으로 2주 전보다 19% 증가했다. 입원환자는 5만8301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 늘어났다. 11월 넷째 주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이 데이터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6000명을 돌파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뉴욕주, 뉴잉글랜드, 중서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증가하고 환자들이 병원을 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시간주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신규 확진자가 78명으로 미국 전체(33명)의 2.36배나 됐다. 미시간주 입원환자는 인구 10만 명 당 45명으로 2주 전보다 29% 늘었다.
디트로이트 지역 언론은 “미시간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로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스펙트럼 헬스 병원 관계자는 “입원 환자가 이전에 본 어떤 수치보다 높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검사 양성 반응이 23~25%에 달한다는 점”이라며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 활동이 높아진 북부 지역 감염세도 크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잔여 병상이 10% 미만인 병원에선 필수적이지 않은 선택적 수술 중단 명령을 내렸는데, 전날 기준 214개 병원 중 31개 병원이 이 기준을 충족했다. 병상 가동률이 90%가 넘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주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지난 11월 1일 이후 38% 증가했다. 북부 지역 병원은 66% 증가했다.
오미크론에 의한 감염 사례는 12개 주에서 확인됐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사흘 만에 콜로라도, 하와이,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미네소타, 미주리, 네브래스카, 뉴저지, 뉴욕, 펜실베이니아, 유타 등 곳곳에서 추가 사례가 나온 것이다.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오미크론 확진자도 여러 명 나왔다. 여행자 검역 강화 조치를 내리기 전 오미크론이 이미 미국에 상륙해 상당 기간 지역 사회 전파를 진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메리 바셋 뉴욕주 보건국장은 “오미크론 감염자가 8명으로 늘었다. 해당 변이가 예상대로 지역사회로 전파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주 감염자도 주 외부로 여행한 적이 없었고, 미네소타 확진자는 뉴욕에서 열린 ‘아니메 NYC 2021’ 행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전날 방역 대책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지배종(種)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