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느끼는 희로애락에서 악취가 난다. 그 냄새가 싫어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김무명’. 사방에서 나는 악취를 애써 외면하던 그가 어느 순간을 계기로 악취가 나는 감정의 원인을 해결하러 나선다.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서 대상을 받은 웹툰 ‘악취 해결사’(오랜쥐 작가)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이 작품을 출품한 오랜쥐 작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악취’라는 설정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3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 시대의 공감이 되는 주인공의 특징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했고, ‘마스크를 쓴 주인공’을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이 마스크를 쓸 일을 고민하다보니 자연히 ‘냄새’와 연결 짓게 됐다. 부정적인 감정에 악취가 나고, 그 악취가 심해지면 형태로 변한다는 설정까지 만들게 됐다.
주인공인 김무명은 감정의 악취를 맡을 수 있다는 비밀만 빼면 학교에서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다. 이름 ‘무명’에서 짐작하듯이 오랜쥐 작가는 아무 특징 없는 평범한 사람도 특별한 능력을 발휘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김무명이 도운 학교 선배 ‘이미나’는 어릴 때 외모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다. 작가는 이미나의 설정을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오랜쥐 작가는 “학교처럼 작은 사회에서부터 큰 사회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싶고 정신없는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담은 작품들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악취 해결사’는 대회 출품작이라 아직 미완이다. 오랜쥐 작가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처음 웹툰을 기획하고 그렸다. 그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도 중요하고 연출도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며 “초반 작업인 스토리와 콘티가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오랜쥐 작가는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10대의 마지막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고자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 작품을 내게 됐다. 그는 “‘악취 해결사’는 앞으로 탄탄하게 (스토리를) 준비해 플랫폼을 통해 연재를 할 계획”이라며 “‘악취 해결사’ 외에도 앞으로 판타지 로맨스 현대물 장르를 연재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은 네이버가 2012년부터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개최해왔다. 신인 창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으로 독자 투표를 통해 순위를 정한다. 최강자전은 유명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의 기맹기 작가 등 다수의 인기 작가를 배출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