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 간 갈등 상황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이 대표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씨는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평생 검사를 지낸 윤석열 후보와 20대부터 정치 생태계에서 성장해 당대표가 된 MZ세대 이준석 대표 사이에 정치에 대한 이해에 있어 태평양 만큼 간극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향해 “본인도 좀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이라고 발언한 점에 대해 “내가 보기엔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이게 마치 며칠 기분 전환하면 해결될 일인 정도라는 것”이라며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이준석은 본인의 정치 커리어를 걸다시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충 해결될 거 같지 않다. 윤 후보가 (이 대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제주도에 내려갈 수 있단 얘기도 나온다”며 “윤 후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해결책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서, 길이 없는 들판에 길을 내는 게 정치다. 그런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선대위’와의 갈등 끝에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부산과 전남 여수·순천, 제주 등을 돌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이 대표) 본인도 좀 리프레시(기분 전환)했으면 한다. 나도 막 무리하게 압박하듯이 사실 할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정권 교체를 위해 서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 모든 문제를 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머무르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JTBC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했던 말의 울림이 지금의 윤 후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익명 인터뷰를 통해 자신에게 날선 비판을 한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과 관련해 “다 알겠지만 여러 명”이라며 “익명으로 장난치고 후보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를 한다.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