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백신 회피’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을 가장 중요한 방어수단의 하나로 꼽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까지 파악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역학적 관련 사례 9명 중 7명이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혔다. 지표 환자인 인천 거주 40대 부부만 지난 10월 28일 접종을 마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는 앞서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 목록에 추가하며 세 가지 불확실성 중 한 가지로 면역 회피 능력을 꼽았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만 32개의 변이를 가지고 있는데,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잘 달라붙어야 바이러스를 쉽게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약사들도 ‘업데이트 백신’ 개발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미 오미크론을 겨냥한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르면 내년 3월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내년도 백신을 계약할 때 신종 변이에 대응해 백신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엔 개량된 백신을 가지고 협의할 수 있도록 옵션 조항을 설정해뒀다”며 “필요하다면 제조사들과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백신을 회피하고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기존 백신으로) 기본 접종에 3차 접종까지 받으면 항체가를 신속하게 올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특정 변이를 겨냥해 제조되지 않은 백신도 다른 변이에 보호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도 적극적으로 접종에 동참할 것을 권고했다.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현재 국내에서는 델타 변이 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넘는 상황”이라며 “안전한 겨울을 지내기 위해 신속히 3차 접종을 맞으시길 권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1차 82.9%, 2차 80.1%라고 밝혔다. 부스터샷까지 마친 이들은 인구의 6.6%로 집계됐다. 정 청장은 “(고령층의) 7.4%인 미접종군에서 60세 이상 위중증 환자의 42.5%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3차 접종과 미접종자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