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평)당 5000만원 선을 넘었다. 당시만 해도 평당 가격 5000만원은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나머지 지역을 가르는 기준선이었다.
올해 들어 용산구를 시작으로 성동구, 마포구, 광진구가 차례로 이 선을 돌파했다. 도봉구와 노원구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의 집값도 꾸준히 올랐다. 최근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미 서울 아파트 전체의 평균 매매가격조차 3.3㎡당 5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포구와 광진구의 3.3㎡당 아파트값은 각각 5032만원, 501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서울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5000만원을 넘는 곳은 강남·서초·송파구 3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용산구가 지난 2월 5053만원을 찍더니, 성동구가 지난 8월 5026만원으로 5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이로써 3.3㎡당 5000만원을 넘는 자치구만 7곳으로 늘었다.
또한 서울 전체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평균 4847만원으로 조사됐다. 5000만원 선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강남 3구를 뺀 지역에선 넘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서울 전역의 집값이 상승하며 평균치를 끌어올렸다. 지난 1년간 서울에서 3.3㎡당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도봉구(2509만원→3252만원), 강서구, 노원구 등의 외곽 지역이 상승한 영향도 컸다. 강북구(3120만원), 중랑구(3122만원) 등 집값이 가장 적은 지역들도 3000만원 선을 넘었다. 서울에서 3000만원에 못 미치는 건 금천구(2849만원) 뿐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연말부터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빚어지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집값이 다소 진정된다 싶었던 지난 4월에는 재건축 규제완화 영향으로 노원구와 도봉구, 강남구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3.3㎡당 평균 매매가격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
최근에는 거래량이 줄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지만, 이미 오른 집값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집값 상승이 멈출 기미도 없다.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중에도 강남3구는 신고가 행진을 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는 2018년 1월에 일찌감치 3.3㎡당 5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현재 강남구 평균은 3.3㎡당 8208만원이다. 3년이 못 돼 30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초구는 7464만원, 송파구는 6049만원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