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선대위의 당대표 패싱논란 속에 지난 30일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날 오후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종일 휴대폰을 꺼 놓고 당 지도부 인사들과의 접촉도 끊고 있던 이 대표가 왜 부산을 찾았는지, 앞으로 행보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가 부산에 도착한 건 이날 늦은 오후로 알려졌다. KBS 9시 뉴스는 이 대표가 김해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가면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포착했다.
다만 여전히 이 대표가 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했는지, 부산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왜 갑자기 부산에 왔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하기 어렵다”고 답을 피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대선을 99일 앞두고 벌어진 당대표의 보이콧 행보를 놓고 지지자들은 여러 해석과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를 성토하는 목소리와 함께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이른바 ‘진박 공천’ 등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던 ‘옥새 파동’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대로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윤 후보 측의 ‘마이 웨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사퇴설도 거론됐지만 이날 부산에서 지역 현안을 꼼꼼히 챙겼다는 언론 보도 등 속단이 이르다는 평가도 많다. 이 대표 측은 아직까지 당무 복귀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오후 8시쯤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뒤 다음 날인 30일 오전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대표 잠적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오전 11시에는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상계동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오전 10시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1시간여 만에 떠났고 오후 들어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복심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오후 3시10분께 이 대표의 노원구 당협사무실을 방문했지만 30분간 기다리다 소득 없이 돌아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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