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를 강타한 ‘오미크론 공포’로 국내 증권시장이 연중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지수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70.31포인트(2.42%) 내린 2839.01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29일(2820.51) 이후 11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장중 기준으로도 2822.73까지 떨어지며 지난 1월 4일 최저점(2869.11)을 다시 썼다.
지수는 전날보다 0.80% 오른 2932.71에 출발해 장중 2942.93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큰 폭의 변동세는 시장에 퍼진 고민의 크기를 반영한다. 봉쇄 조치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언으로 인한 안도감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진단키트 종목의 상승 모멘텀에 ‘급브레이크’도 걸렸다.
1. 진단키트주
한동안 연동된 흐름을 나타냈던 진단키트주의 차트는 저마다 달랐다. 치명률이나 기존 백신의 효과 등 오미크론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진단키트주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미크론이 기존의 진단키트나 알파·델파 변이 키트로 판정할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들린다.
국내 진단키트주 ‘대장’ 격으로 꼽히는 씨젠은 이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전날보다 700원(0.93%) 오른 7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그동안 오름세를 이어온 또 다른 진단키트주 랩지노믹스는 전날보다 2.60%(1000원) 떨어진 3만7400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 소마젠(-8.27%), 진시스템(-8.05%), 진매트릭스(-6.79%), 레믹스(-4.93%), 휴마시스(-1.78%) 등 진단키트주로 분류됐던 업체들이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씨젠을 비롯해 에스디바이오센서(1.92%)와 수젠텍(1.40%)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종목도 있다.
2. 에디슨EV [136510]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고 파죽지세처럼 나타났던 에디슨EV의 오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에디슨EV는 전 거래일보다 하락제한폭(하한가)인 6850원(29.85%) 떨어진 1만6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쌍용자동차와 인수·합병(M&A)이 연기돼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EV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31.38% 빠졌는데, 이날 하한가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앞서 에디슨EV는 지난 3일 에디슨모터스와 사모펀드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 구성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으로 쌍용차 기업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일 에디슨모터스가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자동차 정밀실사 기간 연장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3. LG이노텍 [011070]
LG이노텍이 전 거래일보다 4.1%(1만2000원) 오른 30만4500원에 마감했다. 확장현실(XR), 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나온 증권가의 ‘매수 의견’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 덕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LG그룹의 대표적인 전자부품 업체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차량 전장부품,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한다.
이달 들어 45.34% 오름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승 폭이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있지만 NH투자증권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이 추정한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은 46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최근 고객사 판매 호조세와 점유율 확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제품 수령에 한 달 이상 소요될 정도로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는 상황을 반영하면 내년 1분기에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주가 구간”이라며 “향후 실적 확대와 더불어 확장현실(XR) 기기의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주가는 또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3분 국내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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