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오미크론에 ‘바짝 긴장’…북·중 국경개방 늦어질 듯

입력 2021-11-29 13:03 수정 2021-11-29 13:04

북한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장에 바짝 긴장하며 방역 강화를 주문했다.

북한은 국경 봉쇄가 유일한 방역조치이기 때문에 오미크론으로 인해 북·중 국경 개방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북 인도적 협력 등을 통해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 했던 우리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대유행 전염병 전파상황에 대처한 비상방역사업 더욱 강화’ 기사에서 “세계적으로 또다시 δ(델타) 변이비루스(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5배나 강한 새로운 종류의 변이비루스가 발견되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비상방역부문에서는 새로운 변이비루스들의 급속한 전파상황에 대처하여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이 최대로 각성 분발하고 고도의 자각적 일치성과 헌신성을 계속 견지해나감으로써 국가비상방역사업의 완벽성을 철저히 보장하도록 하는 데로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건 부문에서 호흡기성 질병과 장내성 전염병을 비롯한 만성질병이 있는 환자들을 빠짐없이 찾아 치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관·기업소·공장·농장에서는 체온 측정과 손 소독,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공공장소에서 거리두기는 물론 물을 끓여 마시는 등 전염성 질병의 발생과 전파를 막기 위한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고도의 긴장성을 견지하자’ 기사에서 “사람들이 방역 규정을 소홀히 하는 데로부터 대유행전염병의 악순환에 다시 빠져들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철저한 방역 규정 준수를 당부했다.

방역 강화 주문은 지난 27일 저녁 조선중앙TV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오미크론 변이 지정을 처음 보도한 뒤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노동신문이 각국의 입국제한 등 관련 방역 조치를 소개하며 경계심을 높였다.

북한이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이처럼 강력히 대응하면서 국경 개방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국과 육로를 통한 물자교역 재개를 위해 여러 준비작업이 이뤄지면서 이달 중 국경 봉쇄가 해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국경이 개방되면 대북 인도적 물자 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추진했던 우리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화 재개의 또 다른 수단인 한반도 종전선언 관련 협의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