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삼국지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피하는 대신 러시아 소설 ‘닥터 지바고’를 언급한 장면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장편소설이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 참석해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한 대학생은 윤 후보에게 “삼국지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느냐”며 “특별히 없다면 좋아하는 문학책은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삼국지 얘기가 나오면 또 뭐 자꾸 정치 얘기가 나와 가지고”라며 삼국지 인물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그는 대신 “대학에 이렇게 오니까 학교 다닐 때 많이 봤던 영화와 책이 생각난다”며 “러시아혁명 그 직후의 역사와 삶이 들어간 ‘닥터 지바고’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외신기자 회견에서도 어느 러시아 언론사 기자가 ‘러시아를 좋아합니까’라고 물어서 쇼스타코비치(러시아 작곡가) 얘기가 나왔다”며 “러시아 문화가 우리 학창시절에 준 공감대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게 답이 적절한가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으면서 “하여튼 삼국지의 인물에 대해서는 제가 누구를 특별히 좋아한다는 말씀들 드리기는 좀 그렇다”고 말을 흐렸다.
이를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여당 성향 누리꾼을 중심으로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주로 “동문서답한다”거나 “인문학적 소양이 의심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윤 후보는 이날 ‘서민 살리기와 중산층 살리기 중 어디에 집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계층에 속한 취약층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게 중산층을 두툼하게 하는 것에 더 우선되는 것”이라며 “일단 아픈 사람을 고치고 빈곤에 손을 뻗치는 게 국가의 첫 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고 나면 지금 말한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데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략 정책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생은 이 답변 이후에 “중산층 세금으로 취약계층을 계속 보조해야 하는 구조가 악순환된다”며 “중산층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시장경제에 맞기는 게 오히려 취약계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윤 후보는 “사실은 세금도 규제”라며 “민간부문에 대해서, 기업에 대해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유롭게 해줘서 기업이 성장하고 돈을 많이 벌게 하면 거기서 얻은 세금으로 취약계층을 더 두툼하게 도와줄 수 있다”고 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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