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종인 이제 영입하려면 소값 넘어…정해진 필연”

입력 2021-11-29 10:43 수정 2021-11-29 10:58
국민의힘 이준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사실상 거부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정해진 필연을 가고 있다”며 “이제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면 소값을 쳐주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걸 더 얹어서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을 모시는 과정에 있어서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 선거 때도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도 황교안 대표가 치른 총선 때도 다 비슷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이분의 능력에 대해선 아무도 의심이 없다. 그런데 초기에 상황이 좋으면 ‘김 전 위원장이 없어도 이길 수 있다’는 사람들이 후보 옆에 들러붙기 시작한다”며 “나중에 지지율이 좀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나면 후보 또는 대표가 엎드리는 모양새로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온다”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김 전 위원장의 그립감 때문”이라며 “내가 직을 맡으면 꼭 바꿔내고 뭔가를 해 내야 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 일을 하기 위해서 김 전 위원장은 직제나 요구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후보나 모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와서 이름만 올려줬으면 좋겠는데 뭘 자꾸 하려 그러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뭔가 꼭 항상 김 전 위원장 영입 과정은 꼭 영입하려는 사람들이 꼭 뭔가 찍어먹어봐야 하는 느낌으로, 꼭 그 다음 단계에서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본인의 영역이 없는 상황에서 이름만 얹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지난 2020년 미래통합당이다. 나중에 이름만 얹었더니 오명만 쌓이더라”라며 “그다음에 비대위원장 맡았던 서울시장 선거 때는 김 위원장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중진들에게 휘둘려서 후보 자체가 오세훈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 공간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며 “김 전 위원장의 잠정적 영입 중단은 굉장히 아쉽지만, 대신 ‘원톱’으로 나서기로 하신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께서 굉장한 역량을 발휘하시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김 위원장에 대해 “전투지휘 능력으로 실적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은 우려가 된다”고 했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김 전 위원장 선대위 영입이 가능할지에 관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인데…”라며 이같이 말하고 “소값 문제가 아니라 예의를 갖춰서 모셔야 한다. 프리미엄 다 얹어야 한다. 전권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선대위’의 인선 난맥상 지적에 대해선 “결국 인사는 후보가 모든 권한을 가져가는 것인데 후보의 대전략이 대통합 또는 모든 사람을 그냥 쓰자는 취지 같다”며 “거기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그게 옳지 않다는 식의 경고를 했는데 모르겠다. 콘셉트 자체를 그렇게 잡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조금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의 2박3일 충청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언론에 릴리즈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이렇게 되면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닌가. 제 입장에선 황당한 건데 이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