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가 전씨 영결식날 내놓은 ‘대리 사과’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마지막 순간에서도 광주 시민들, 국민들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강진에서 농민 간담회를 가진 후 이씨 사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앞뒤를 보면 사과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씨는 전씨 영결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대해 41년 만에 한 줄짜리 사과를 내놓은 것이냐는 해석이 나왔으나, 전씨 측이 “5·18 관련 언급이 아니다”고 선을 그어 논란을 낳았다. ‘재임 중’ 과오에 대해서만 사과한 것이라는 취지다.
이 후보는 이를 놓고 “전두환씨가 제일 문제 되는 부분은 재임 중의 행위보다는 재임 과정에서 벌어진 소위 쿠데타와 학살 문제 아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역시 여전히 전씨가 생전에 취했던 태도처럼 ‘내가 뭘 잘못했냐, 심지어 난 그런 일 없다, 나 아무 잘못 없다’ 이런 태도인 것 같다”고 질타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캠프 측도 이날 논평을 내고 “사과 대상을 재임 중으로 한정한 것은 대통령이 되기 전 군인 신분일 때 저지른 반민주적 행태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사죄드리고 싶다는 표현 역시 마지못해 꺼낸 듯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오현주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고의 가치도 없고 진정성도 느낄 수 없는 기만적 사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이씨 사과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언급 자체를 자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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