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부러, 이재명 왔다길래 집에서 뛰쳐 나왔어요”
“오메, BTS(방탄소년단)보다 인기가 더 많은디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남 순천을 찾은 27일 오후, 이 후보 유세 현장을 찾은 40대 여성들은 흥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이 말을 마치자마자 이 후보를 보겠다며 인파 속으로 뛰어 들어갔지만 ‘이재명 직관’에는 실패했다. 이 후보를 보러 온 시민 1000여명이 한꺼번에 도로에 몰리면서 이 후보가 어디 있는지 가늠하는 것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3주차 일정으로 배우자 김혜경씨와 함께 순천 연향동 패션 거리를 찾았다.
패션 거리는 이 후보 도착 20여분 전부터 이 후보를 보러 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 후보가 등장한 이후엔 인파가 더 몰려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힘들었다. 인도는 물론, 2차선 도로가 시민들로 가득 차 차량도 이동하지 못했다.
순천 시민과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와 악수라도 한 번 하기 위해 후보를 중심으로 쉼 없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이 워낙 밀착하는 바람에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후보와 김씨의 동선을 확보해야 하는 경호원들의 얼굴은 추운 날씨에도 땀으로 범벅이 됐다.
이들이 인파를 헤치고 시내 입구에서 연설 지점까지 약 300m 거리를 이동하는 데 30분 넘게 걸렸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이재명을 연호하며 환호했고, ‘잘생겼다’ ‘이재명은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후보가 손을 흔들며 화답할 때마다 ‘와’ 하는 함성이 터졌다. 영상통화를 걸어 지인에게 후보를 보여주며 자랑하는 시민도 있었다.
간신히 인파에서 나온 이 후보는 김씨와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 “순천 시민께서 이렇게 많이 모여, 이렇게 환영해줄 줄 몰랐다”며 운을 띄웠다.
한 지지자가 “대통령이 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박살 내달라”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윤 후보를 박살 낼 필요가 없게 되는 것”라며 “대통령이 되면 1분 1초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과거를 뒤져서 후벼 파고 처벌하고 복수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 보복과 선을 그으면서도 “죄를 지어도 처벌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며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어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은 게 검찰”이라며 “이재명을 재판에 부쳐 몇 년씩 고생을 시켰고 집 한 채 값인 2억5000만원이나 변호사비를 내게 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찾은 여수 낭만포차 거리도 인산인해를 이루긴 마찬가지였다. 연인과 친구, 가족들과 포차 분위기를 즐기러 온 시민들은 이 후보의 방문을 열렬히 반가워했다. 넓지 않은 포차 거리에 사람들이 과하게 몰리면서 충돌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김씨 손을 잡은 채 “‘여수 밤바다’ 노래를 들으면서 여수 바다를 즐겨보려고 했는데, 걷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연신 “반갑고 고맙다”고 화답했다.
순천·여수=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