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을 저지른 조카를 변호한 것과 관련, “가슴 아픈 일”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26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호남을 방문해 ‘섬마을 구호천사 닥터헬기와 함께 하는 국민 반상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사건의 피해자 유족 보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모든 범죄 피해자들은 억울하다. 멀다고 할 수 없는 친척의 일을 변호사인 제가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슴 아픈 일이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마음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른 질문이 이어진 뒤 취재진이 ‘조카분 변호하셨을 때…’라며 조카 사건과 관련된 질문이 다시 나오자 “그 얘기 좀 그만하자. 아까 했는데”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모녀 살인사건’을 저질렀다. 김씨는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여자친구를 19번, 어머니를 18번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당시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은 이 후보는 충동조절능력의 저하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로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했다. 김씨는 2007년 2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처음 밝히며 “나에게도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 일가의 일인(한 명)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되지 않아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