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는 ‘ESG행정’을 선포하고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도적으로 폐아이스팩 수거 보상제를 운영하면서 재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1년 넘게 효율적인 폐아이스팩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양하게 시도했다.
그 결과 올해 9월 전국 최초로 관내 기업과 아이스팩 재생산 설비 개발에 성공해 민관의 모범적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시는 ‘환경은 함께(Together for our environment)’를 외치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더 많은 시민 참여를 독려함과 동시에 자원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았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남양주의 ESG행정은 시민이 공감하고 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개인과 기업, 지자체와 정부 모두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 재사용의류 분리배출 활성화 ‘두 번째 옷장’
흰 티셔츠 1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물은 한 사람이 3년간 마시는 물의 양과 같고, 청바지 1장을 만들 때 배출되는 탄소 33㎏은 자동차가 111㎞의 거리를 달릴 때 발생하는 탄소와 같은 양이다. 이만큼 의류 생산은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시는 올해 8월부터 재사용 의류 분리배출 사업(재사용의류 접수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새 의류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자원을 절감하고 배출되는 탄소를 저감키 위해서는 의류 분리배출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의류를 통한 나눔 문화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남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세탁 후 재사용 가능한 옷이나 가방, 모자, 신발 4종을 가져와 가까운 읍면동사무소(아이스팩 접수처와 동일)에 접수하면, 의류품 3㎏당 종량제봉투(10ℓ) 1매를 보상으로 지급 받는다. 이 의류품들은 일정 기간 ‘두 번째 옷장’ 공간에 보관돼 누구나 무료로 의류를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앞서 시는 이를 위해 읍·면·동의 인도나 도로변에 무단으로 설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변질되는 불법 의류 수거함 일제 정비를 추진해 총 850여개를 철거했다.
시의 집계에 따르면 사업 시행 후 8월부터 11월 현재까지 3개월간 재사용 의류품 약 25t이 접수됐고 약 4300여 벌의 옷이 두 번째 주인을 만났다.
시는 지난 10월 말 농협중앙회 남양주시지부 및 지역 농·축협 8곳과 ‘두 번째 옷장’ 운영 동참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현재 별내농협(하나로마트), 진건농협(하나로마트 용정지점), 화도농협(하나로마트 본점) 등에 공간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으며, 그 외 농협들도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조 시장은 “두 번째 옷장 운영은 의류를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단순한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도록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사업
우리나라는 연간 8만여t의 폐페트·재생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생수 용기 등에 주로 쓰이는 투명 페트병을 철저히 분리배출하면 수만t의 고품질 재활용 원료(의류용 섬유 등)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의류나 가방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활용된다.
현재 국민 1인당 연간 96개(500㎖ 기준 11.5㎏)의 페트병을 소비하며, 국내에서 버려지는 연 30만t의 페트병 중 재활용하는 투명 페트병은 불과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 공동주택(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또는 150세대 이상의 승강기가 설치되거나 중앙집중식 난방 아파트 등)에서 분리배출 의무화했고, 오는 12월 25일부터는 의무관리 비대상 공동주택과 단독주택도 의무화해 전국적으로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남양주시는 투명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투명 페트병도 분리배출을 시행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라벨을 제거한 깨끗한 투명페트병을 가까운 읍면동사무소로 가져가면 1㎏(500㎖ 기준 약 45개)당 600원으로 환산해 종량제 봉투(10리터) 또는 남양주사랑상품권(Thank You Pay-N)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11월 1일부터는 보상을 1㎏당 종량제봉투(10ℓ) 3매 또는 남양주사랑상품권 1200원으로 일시 상향해 집중 수거 기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집중 홍보도 실시하고 있다. 시의 집계에 따르면 10월 시작이후 11월 현재까지 약 9t의 투명페트병이 모였다.
시는 청학밸리리조트 조성으로 대표되는 전국 최초의 ‘하천 불법 정비 및 정원화 사업’이나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 환경을 지키는 ‘난개발 방지 대책’을 비롯해, 시민과 함께한 폐아이스팩 재사용 및 재생산, 쓰레기 줄이기 시범 마을 ‘북극곰 마을’ 운영, 쓰레기 분리배출 ‘삼색존’, 에코 폴리스·플로깅 활성화, 에코피아 라운지 운영 및 에코해설사 양성 등 민선7기 출발부터 이미 지자체를 선도하는 혁신적 환경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남양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