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끝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1%로 인상

입력 2021-11-25 09:44 수정 2021-11-25 10:09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며 0%대 초저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우리나라 경제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해온 ‘제로금리’가 드디어 끝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맞아 통화정책도 정상화 수순을 밟으며 부동산·주식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건 지난 8월 이후 3개월여 만이지만, 기준금리 1%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한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국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금융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그간 금융권은 초저금리 통화정책과 자산가격 폭등이 맞물려 국내 가계 빚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한은이 더 이상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국내 경제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를 맞으며 시장 곳곳에서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막대한 유동성을 양분 삼아 성장해온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 12일 기준 이미 상단이 연 4.7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불과 1여년 만에 1% 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도 이미 연 5% 초중반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여기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연말에는 신용대출 금리가 연 5%대, 주담대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빚투’에 성공하려면 대출이자보다 수익률을 더 내야 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 만큼 대출금리가 오르면 투심이 급격하게 사그라들 전망이다. 유동성 감소로 인해 수급이 줄어들고 대출이자를 견디지 못한 ‘빚투 개미’들이 보유 주식을 손절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