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의회 인준 투표에서 새 총리로 선출됐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BBC는 “스웨덴은 여성을 국가 지도자로 선출한 적 없는 유일한 북유럽 국가”라며 “스웨덴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지 100년 뒤 쉰네 살의 사민당 지도자(안데르손)가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안데르손은 1967년 스웨덴 남동부 ‘대학 도시’ 웁살라의 교육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수영선수로 전국 청소년 체전에서 2차례 금메달을 딴 이력이 있다.
그는 스톡홀름경제대학 졸업 후 사회민주주의자를 자처하며 사회민주당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다. 1996년 고란 페르손 당시 총리의 고문으로 정치에 정식 입문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7년간 재무장관을 지냈다.
스웨덴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나올지 말지를 가른 건 단 한 표였다. 전체 의원 349명 중 안데르손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174명으로 ‘총리 탈락 기준’인 과반(175명)에서 1명 모자랐다. 스웨덴은 의회에서 찬성표가 얼마든 반대가 과반만 넘지 않으면 후보를 총리로 선출한다.
찬성은 117명에 그쳤다. 기권이 57명, 그리고 1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사회민주당 연립정부가 의회에서 보유한 의석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BBC는 “안데르손은 투표에서 이기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데르손은 스웨덴 국민에게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수용하는 대가로 야당인 좌파당의 협조를 얻어냈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과 중도당의 지지도 확보했지만 의회를 장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전 공산주의 정당인 좌파당과 막판 협상을 마친 뒤 총리로 승인됐다”며 “하지만 파편화된 정치 지형은 그녀의 권력 장악력이 미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설했다. 통신은 안데르손이 스테판 뢰벤 전임 총리로부터 ‘독이 든 성배’를 물려받았다고 묘사했다.
신임 총리로서 안데르손의 정치 여정은 평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당은 좌파당과의 거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내년도 예산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애니 루프 중도당 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극좌로 치우치는 정부의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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