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달러 상점’이 고물가에 굴복했다. 1986년부터 진열대의 상품 대부분을 1달러로 구성해온 미국 대표 소매업체 달러트리가 기본 가격을 1.25달러로 인상한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24일(한국시간) “달러트리가 내년 1분기(1~3월)까지 상품을 1달러에서 1.25달러로 인상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저가 제품 소매업체들이 인플레이션으로 가격 압력에 직면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달러트리는 1953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 밴 프랭클린이라는 이름의 상점을 키워 1986년부터 지금의 형태로 운영돼 왔다. 계절상품, 주방용품, 파티용품, 문구, 완구 등을 판매하는 소매점이다. 당초 ‘오직 1달러(Only $1.00)’로 불렸던 이름은 1993년부터 달러트리로 변경됐다.
‘달러’를 사명으로 채택한 탓에 가격 정책은 언제나 1달러 선으로 유지됐다. 달러트리라는 이름을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1000원 상점’ 정도로 볼 수 있다. 1000원을 간판에 붙인 가게에서 1만원짜리 물품이 어색하게 보이듯 1달러는 달러트리에서 물러설 수 없는 가격이다. 달러트리가 35년이나 상품을 1달러로 구성하는 정책을 고집해온 이유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급 불균형, 운임료·인건비·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앞에서 달러트리도 결국 버텨내기 어려웠다. 달러트리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1.25달러와 1.5달러짜리 상품을 진열해 판매해 왔다. 앞으로 3달러나 5달러짜리 상품도 추가될 예정이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 1달러 가격 제한에서 벗어나기 좋은 시기”라며 “가격 인상이 내년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