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인범 조카 변호’ 사과…“제게도 고통스러운 기억”

입력 2021-11-24 18:3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1.18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살해범 조카를 변호했던 것에 대해 24일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어쩔 수 없었다”며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조카는 2007년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모친을 흉기 살해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1·2심 변론을 맡아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며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이라며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고,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트폭력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더 흉포화하고 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