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좋은 출장…냉혹한 현실 마음 무거워”

입력 2021-11-24 16:4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24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미국 출장을 떠났던 이 부회장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논의했고,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투자한다는 결정도 이끌어냈다.

이 부회장은 출장 소감에 대해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회포도 풀 수 있어서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했다. 투자를 하기까지 결정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투자도 투자지만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이뤄지자 투자가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투자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건설·설비 등에 들어갈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공장 투자를 발표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애벗 주지사 트위터

약 500만㎡ 규모의 부지에 만들어지는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공장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의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로 부지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디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의 공급망을 보호하고, 제조 기반을 활성화하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삼성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월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의 지속적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