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충돌 ‘아마겟돈’처럼 막을 수 있을까…미국서 실험체 발사

입력 2021-11-24 16:43 수정 2021-11-24 16:57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접근한 ‘이중 소행성 경로 변경실험’우주선의 상상도. NASA 제공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의 비행 궤도를 바꾸는 임무를 가진 우주선이 미국에서 발사됐다. 지구로 돌진하는 거대한 소행성을 둘로 쪼개 지구와의 충돌을 막는 영화 ‘아마겟돈’의 줄거리가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3일 밤 10시 21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24일 오후 3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기지에서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을 스페이스X의 팔콘 9호 로켓에 실어 발생했다.

이 우주선의 임무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 때 인위적으로 비행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실험 대상은 태양계 소행성인 디디모스(지름 780m)의 위성 격인 디모르포스(지름 160m)다. 디모르포스의 크기는 축구장 하나와 엇비슷하다. 두 위성은 태양 주위를 매 2년마다 한 바퀴씩 돈다.

중량 620㎏의 DART 우주선은 내년 9월쯤 지구에 1100만㎞ 거리로 접근하는 디모르포스에 시속 2만4140㎞로 충돌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행성이 물리적 충격으로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관찰할 계획이다.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나사는 전해졌다.

이 우주선은 우주로 발사된 뒤 태양 주위를 거의 한 바퀴 돈 뒤 축구장 크기인 디모포스 소행성의 궤도와 만난다. DART는 충돌 4시간 전에 디모포스를 향해 가속해 시속 2만4140㎞에 도달한다. 충돌 20초 전까지의 영상은 DART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지구에 실시간으로 전송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충돌 10일 전 발사하는 이탈리아 우주항공국의 소형 위성이 디모포스에 약 55㎞까지 근접해 DART가 충돌하기 전후 상황을 6초 간격으로 전송하게 된다.

AFP연합뉴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 프로젝트를 두고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아마겟돈’을 재연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화 ‘아마겟돈’처럼 핵폭탄으로 우주 암석을 파괴하는 방식은 더 많은 위험한 파편을 형성해 지구에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어서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사는 핵폭탄은 지구를 방어하는 수단에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항공우주기술자인 브렌트 바비는 앞으로 수십 년 이내에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면 DART의 임무가 “아마도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지만 소행성이 조금이라도 크고 사전 경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운동충격체보다 핵무기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 소속 과학자 토마스 주버첸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3억3000만달러(약 3921억7200만원) 비용이 들었으며 “우리의 이번 목표는 소행성이 더이상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