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스마트폰으로 부를 수 있는 자율주행 셔틀차량 운행이 시작된다. 내년엔 강남에서 로보택시(무인자율주행 택시)가, 경복궁부터 동대문을 잇는 청계천 변엔 자율주행 버스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율주행 분야 기본계획 ‘서울 자율주행비전 2030’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투입되는 예산은 1487억원이다. 첫 자율주행 시범지구로 지정됐던 상암동에선 수요응답형 자율차(승용형) 6대를 한 달간 무료로 운행하며 내년 1월부터 유료 전환된다. 지하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각 아파트단지, 사무실 지구, 공원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시는 2026년까지 상암동 일대에만 50대 이상의 자율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요금은 일반 대중교통 수준을 웃돌면 안될 것”이라며 “시민이 서비스를 체험할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하고, 3000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암 지역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토교통부도 올해와 내년 도합 430억원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이어 내년 강남을 시작으로 여의도(2023년), 마곡지구(2024년)를 차례로 자율주행 시점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다. 강남지역은 내년 초부터 레벨4(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로보택시를 10대 이상 도입한다. 이어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버스와 로보택시 등을 100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신속한 상용화 단계를 밟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3㎞ 이내 단거리 이동수요가 많아 각종 셔틀버스 등을 전기 자율차로 대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시는 강남 일대 129개소의 교통신호 정보를 디지털화해 자율주행차에 전달하는 ‘자율주행 지원인프라’(C-ITS)를 구축한 바 있다.
이어 내년 4월에는 청계천에 국내 기술로 제작된 도심순환형 자율주행 버스가 도입된다. 경복궁 창경궁 광장시장 동대문 등을 연계하는 4.8㎞ 구간에 투입된다. 또 2023년에는 홍대~종각~동대문 9.7㎞ 구간, 2024년 여의도~도심~도봉(24.6㎞), 수색~도심~상봉(23.8㎞), 구파발~도심~강남(24.6㎞) 노선에 자율주행 노선버스를 투입한다. 2025년부터는 순찰·청소·제설 등 도시관리 공공서비스에도 자율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한 지방자치단체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서울시는 기업·대학·연구기관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관을 아우르는 ‘서울 자율주행 거버넌스’를 신설키로 했다. 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앞당겨지면 차량과 주차장 등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기존 차도의 30% 이상을 보도로 전환할 계획이다. 백 실장은 “자율차 시대에는 약 12일 정도의 여가가 추가로 생긴다”며 “노약자나 운전 못 하는 분들도 자율차를 탈수 있어 이동의 평등권이 보장·실현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