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정말 매력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버금갈 만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지난달 말 칠레 산티아고에서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 전 수석은 귀국하자마자 이 후보의 생가가 있는 경북 봉화 청량사를 방문했고, 이 후보의 일대기가 담긴 책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를 읽고 지인들에게 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24일 “이 전 수석이 이 후보를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더라”라며 “귀국 이후 이 후보 생가를 방문하기도 하고, 이 후보에 대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지인들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수석은 이 후보가 가난을 딛고 일어선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은 “가난을 겪은 사람은 두 부류가 있는데 한 부류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남을 밟는 사람이고, 다른 한 부류는 노 전 대통령과 같이 가난했지만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사는 삶”이라며 “그것이 이재명의 삶인데 그런 측면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수석이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 공식 직함을 달고 등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이 전 수석은 여전히 부산 정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인 만큼 부산 선대위에서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전 수석 본인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외곽에서 이 후보에게 조언하고, 조직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와 당의 화학적 결합에도 이 전 수석이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이 전 수석과 가까운 한 친문 의원은 “몇몇 의원들이 이 후보와의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이 후보와 의원들 간 공동의 역사적 경험이 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실체 없는 거리감”이라며 “이 전 수석도 이런 거리감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와 이 전 수석의 인연은 이 후보가 매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문 대통령의 복심인 ‘3철’로 불린다.
특히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과 같은 부산 출신에 경남고 선후배 사이로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문 대통령)과 민정1비서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이 전 수석은 2012년 18대 대선 때는 문재인캠프에서 후원회 운영위원으로, 2017년 19대 대선에선 공식 직함 없이 문 대통령을 지원했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제가 할 일을 다 한 듯하다”며 은둔 생활을 해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