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르면 2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선대위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총괄선대위원장 자리의 경우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원톱’ 자리를 비워 놓고 일단 선대위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더 이상 삼고초려를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설득 작업은 중단하더라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채우지 않을 방침이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24일 서울 광화문의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방문은 ‘설득’에 방점이 찍힌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듣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무총장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최고위에서 통과됐기 때문에 번복할 방법은 없다”며 “그런 상태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와달라’는 부탁 말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가 ‘김병준 카드’를 번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윤 후보의) 의중이 뭔지 잘 모른다”며 “할 얘기가 없다”고만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3일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사람을 보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말고, 자문 역할 정도만 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은 윤 후보는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도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에서 완전히 독립된, 후보 직속의 새시대준비위원회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선대위 총괄본부장 인선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자격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준석 대표는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을 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현장을 직접 뛰는 건 능동적이고 실무적인 선대위를 만들겠다는 윤 후보 구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갈등이 지속되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애초 임 전 실장은 김 전 위원장의 강력한 천거로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이 최근 김 전 위원장의 입장만 대변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후보 측에서 기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막판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 후보는 “제가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짧게 말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의 ‘용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대위 내부가 아니라 외부 조직을 맡겠다는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하신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