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봉사활동 한 바이든…인플레로 우울한 민주당

입력 2021-11-24 10:15 수정 2021-11-24 10:25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23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1.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비영리단체 ‘디씨 센트럴키친’을 찾았다. 이곳은 호텔이나 레스토랑, 케이터링 업체의 남은 음식을 재활용해 노숙자나 저소득층, 방과 후 프로그램 등에 제공하는 일을 한다.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나기 전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기자들이 이번 추수감사절 무엇에 감사하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주변에 있는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가리키며 “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40여 분간 봉사활동을 마친 뒤 가족과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매사추세츠주 낸터컷으로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략비축유(SRP) 방출 브리핑을 마친 뒤 곧장 이곳으로 왔다. 그는 브리핑에서 “휘발유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가격이 급등할 땐 항상 고통스럽다”며 “이번 조치로 머지않아 가격 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엄마 아빠들이 추수감사절을 위한 충분한 음식이 있는지,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제때 줄 수 있는지 염려한다. (우리는 공급망 회복 조치를 취했고) 매장에 칠면조 등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병목에 대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확대로 민주당이 우울한 추수감사절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가족 모임을 위한 비싼 이동비용과 식사비용이 민주당을 경악하게 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중간선거 전망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은 생활비 상승이 (공화당 상징색인) 레드 웨이브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인플레이션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저가 상점의 상징인 1달러 매장 ‘달러트리’는 이날 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대부분 제품 가격을 1.2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달러트리는 “상품과 임금 등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가격 인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영구적”이라고 밝혔다.

달러트리는 지난 9월부터 일부 매장에 1.25달러 가격 정책을 적용했고 다음 달 2000개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초에는 전국 8000여 곳 모든 매장에 이를 적용한다.

이날 야후뉴스가 유고브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4명 중 3명(77%)은 인플레이션이 개인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고, 절반(51%)은 “인플레이션으로 연휴 기간 필요한 것을 살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 유발에 대해 누가 가장 비난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5%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목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30%) 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역시 인플레이션(17%)이 코로나19(15%)보다 높았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