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그의 며느리 배우 박상아(49)씨와 차남 전재용(57)씨 부부의 과거 방송출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박씨와 전씨는 지난 3월 극동방송의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출연했다. 전씨는 목사가 되기 위해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과정을 밟는 중이다.
전씨는 방송에서 “돌아보면 회개할 것 밖에 없고 지은 죄밖에 없는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인생인데 늦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며 “하나님이 구원의 은혜를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신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16년 7월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의 경험을 풀어놨다. 그는 “교도소에 처음 가니 들어오는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해 문 앞에 앉았다”며 “어디서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 그 분이 노래를 정말 못 불렀는데 그래도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전씨는 그때 감동을 받고 신학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전했다.
전씨는 지난 2015년 세금 포탈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았다. 이후 벌금 38억60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유치 처분(2년 8개월)을 받고 원주교도소에서 복역했다.
박씨는 “남편 마음이 힘들어질까봐 교도소에 성경책과 말씀책들을 제일 먼저 넣어줬다”고 했다.
전씨가 출소 후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하자 박씨는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박씨는 “누가 봐도 죄인인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 것도 숨기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전씨가) 사역까지 한다는 것은 하나님 영광을 가리는 것 같았다. 그게 가장 큰 반대 이유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부부싸움 끝에 전씨가 신학대학원을 가는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전씨는 신학대학원 합격 통지를 받은 후 부모님에게도 합격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는 당시 치매라 양치질 한 것도 기억 잘 못하는 상태였다”며 “그래도 너무 기뻐하시면서 ‘네가 목사가 되면 그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까지 말씀하셨다”고 했다.
박씨는 “하나님은 저를 별로도 만들었다가 땅에도 떨어트리셨다”며 “가정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를 하면서도 곧 다시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은 제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를 알게 해주셨다. 건강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는 작게 생각했던 일을 감사하게 여기게 됐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박씨는 전씨를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와 달리 기본적으로 성격이 온순하고 부드러워서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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