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23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 우려가 불거지며 3000선을 회복한 지 하루 만에 후퇴했다. 전 거래일(3013.25)보다 15.92포인트(0.53%) 내린 2997.33에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기관의 순매수세 확대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기관은 홀로 6954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개인은 3798억원을, 외국인은 282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은행·철강, 비철금속 등이 상승하고, 한동안 증시 주도 테마로 자리했던 메타버스 관련주 매물의 출회가 이어진 것도 주요 특징이다.
1. 셀트리온 [068270]
금융당국이 감리 심의에 나섰다는 소식이 날아들며 셀트리온은 전일보다 1만3500원(6.00%) 하락한 21만15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5.58%, 5,90%씩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이날 한 언론은 셀트리온이 회계기준 위반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보면 금융감독원이 회사의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과징금 부과 등 구체적인 제재안 논의 절차에 들어갔다고 돼 있다. 셀트리온은 그간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서 가짜 매출을 일으키거나 이익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러한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하지만 당국 측은 명백한 오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감리 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일부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조치 여부와 내용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2. 제이콘텐트리 [036420]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흥행으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제이콘텐트리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31%(6700원) 떨어진 5만83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옥’ 제작사 클라이맥스스튜디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옥’의 흥행에도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것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쏟아지는 중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전날에도 7%대 내림세를 보였었다.
증권가는 자회사 비용 이슈가 커지면서 상승세 역시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0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209억원 적자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성장 동력인 방송 부문에서 비용이 발생했고, 올해 인수한 미국 제작사 ‘Wiip’에서도 60억원을 초기 투자비용으로 사용해 전체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에 대해 “올해 총 4~5개의 제작사를 인수함에 따라 예상되는 영업권 상각 금액은 700억~1000억원이다. 연간 200억원 내외의 손실”이라며 “내년 중소형 제작사 다수가 1000억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데 반해 자회사 부담이 빠르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3. 한샘 [009240]
지난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 주인이 바뀐 한샘은 전 거래일보다 7.06%(6000원) 오른 9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샘이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주주 친화 전략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자사주 취득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배당을 연 1회에서 분기 배당으로 바꾸고, 최소 배당성향을 50%로 올리기로 했다. 배당 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또 총 600억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도 결의했다. 자사주는 내년 2월까지 1차로 300억원을 매입하며 그 이후에 추가로 300억을 취득할 예정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 주가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매각 결정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일각에서 기대했던 자사주 소각(26.8%) 대비 이번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 강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불확실성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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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