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쓰레기 매립장 위 역사’라는 서대구 KTX역사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매립 돼 있는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서대구역세권 개발을 추진해 서대구역사를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초 서대구역사 진출입로 공사 중 4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서대구역세권 개발 지역은 폐기물 관리법이 제정되기 전인 1970년대부터 생활쓰레기가 버려진 지역이다. 지금까지 진입도로 아래 5.7m 깊이까지 쓰레기가 발견됐는데 이중 2.5m 깊이까지 1만여t의 쓰레기를 처리했다. 9m 깊이까지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역사 터의 경우 공사에 필요한 부지의 쓰레기 4만여t만 먼저 치우고 역사를 건설했다.
서대구역세권 개발 부지의 정확한 쓰레기 매립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대구역세권 개발 구역 전체 터(66만㎡) 중 역사 등이 위치한 12만㎡ 부지(추정)에 수십만t이 더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대구 서구의회에서는 100만t이상이 묻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구시는 서대구역 광장, 역사 등의 매립 쓰레기를 단계별로 모두 치워 개발 초기부터 불거진 쓰레기 매립지역 오명을 벗을 방침이다. 특히 생활쓰레기가 집중적으로 묻혀있는 서대구역사 남·북측 인근 국공유지 3만여㎡를 확보해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하면서 지하공간의 쓰레기를 전량 처리할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 이외의 구역에 대해서도 건축물이 들어서는 모든 터의 매립 쓰레기를 처리할 방침이다.
대부분 사유지로 공장이 많은 역사 남측 역세권 사업구역은 당장 정확한 조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향후 도시개발구역 사업 때 건축사업자가 지하 매립물을 모두 처리하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서대구역 광장도 서대구역 개통이 임박한 상황임을 감안해 광장을 조기에 조성하고 이후 도시개발사업 시행 시기에 맞춰 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다.
서대구역사와 주차장 등은 완공됐지만 개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다음 달 개통을 예상했지만 열차 운영 세부 사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세권 개발은 구역을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대구역사를 건설한 국가철도공단이 공사과정에서 노출된 매립 생활쓰레기를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생활쓰레기 매립부지 위에 대구수목원을 조성해 성공을 거둔 것처럼 서대구역사도 친환경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