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폭동” “예금 29만원밖에 없다”…전두환 ‘논란의 어록’

입력 2021-11-23 12:23 수정 2021-11-23 13:45

23일 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생전에 수많은 ‘논란의 어록’을 남겼다.

전 전 대통령은 1995년 내란 혐의 재판 과정에서는 “억울하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말해 국민들의 비판을 받았고, 1997년 법원이 뇌물 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2205억원의 추징금 납부를 명령하자 “예금자산이 29만원밖에 없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 발언들은 이후 여러 정치풍자 코미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는 ‘5·18 피고인’으로 처벌받은 후인 2003년에도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고 발언해 여론을 들끓게 했다.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는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발언으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11월에는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마주친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에게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라며 “니가 대신 좀 (추징금) 내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고인이 생전에 남긴 주요 발언들.

“나도 인간인데 동네북처럼 두들기지 마라. 노태우가 그런 식으로 하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나한테 귀싸대기 맞는다. 나를 도청하다니 내가 빨갱이냐.”(1988년 대통령 퇴임 후 백담사로 가기 전)

“검사, 나 처음 재판받는데 어떻게 해야 해, 좀 가르쳐 줘. 재판에서 너무 날 다그치지 마.”(1996년 2월 비자금 사건 1차 공판 전날 한 수사검사에게)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내가 돈을 받지 않으니 기업인들이 되레 불안을 느꼈다. 기업인들은 내게 정치자금을 냄으로써 정치 안정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1996년 2월 비자금 사건 첫 공판에서)

“노태우가 일을 그르쳤어. 그렇게 쉽게 검찰에 가는 것이 아닌데. 끝까지 버텼어야지.”(1996년 안양교도소에 구속 수감 직후)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구호 아래 과거 정권의 정통성을 심판하고 있으나 현실의 권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역사를 자의로 정리하고 재단할 수는 없다.”(1996년 8월 검찰의 사형 구형 후)

“지금 대통령께서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하신다고 하는데 대통령 본인의 역사부터 바로잡으시길 바란다.”(1997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해야지. 그때그때 필요한 대로 거짓말하고 그러면 안 되지.”(2000년 김대중정부에게)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달빛정책이라도 내놓으면서 비판해야 한다.”(2001년 한광옥 민주당 대표의 신임인사 방문을 받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성과를 평가하며)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계엄군이기 때문에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2003년 KBS 인터뷰)

“기자들이 내 사진은 꼭 비뚤어지게 (찍는다). 젊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아직 감정이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2008년 4월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이 사람아, 나를 알아보시겠는가.”(2014년 병상에 누워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문병하며)

“내가 광주에 내려갔다면 작전 지휘를 받아야 했을 현지 지휘관들만큼은 나를 만났거나 봤어야 했는데 그런 증언을 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2017년 ‘전두환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2017년 회고록에서)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 나는 모른다.” “니가 대신 (추징금) 좀 내주라.”(2019년 11월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에게)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