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생전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 달라”는 말을 남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이) 평소에 ‘나 죽으면 그냥 화장해서 뿌려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고, 화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2017년 발간한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 3권 648쪽에 ‘글을 마치며’라는 부분이 사실상 유서”라고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는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이 바라다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는 문구가 있다. “저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문명적 집단인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 그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구절도 있다.
다만 민 전 비서관은 “전방고지 장지를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