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대통령 예우가 박탈됐음을 언급하며 “전두환씨(氏)가 맞다”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공약 발표 후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하자 “대통령 예우는 박탈당했으니 전두환씨가 맞다”고 운을 뗐다.
조문 여부에 대해서는 잠시 멈칫하다 “처음 듣는 말이니 생각을 정리하고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회견 말미에도 “전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며 “최하 수백명의 사람을 살상했던,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대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직도 여전히 미완 상태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드러날 수 있도록 당시 사건 관련자들의 양심선언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시 한번 기자들이 ‘빈소에 가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현재 상태로는 아직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오전 8시55분쯤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됐고,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시신은 연대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육사 11기로 12·12 군부 쿠데타와 5·18 광주 학살을 일으켜 집권한 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발포 명령 여부도 부인하는 등 역사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았다. 기본 경호 외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박탈당한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전 전 대통령의 12·12 군사 쿠데타 동지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조문하며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다.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은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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