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위해 장관 사퇴?… 총리 “국민이 조롱할 것”

입력 2021-11-23 09:29 수정 2021-11-23 10:12
김부겸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가표준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부 장관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이 여파로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 “국민이 조롱할 일”이라며 완전히 선을 그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강원지사 출마설, 유은혜 부총리·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설 등이 나오고 있다.

김 총리는 22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권이 6개월 남았는데 무슨 개각을 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유 부총리를 직접 거론하며 “전면 등교가 유 부총리의 꿈이긴 했지만 그것(전면 등교)이 결정됐다고 해서 사퇴한다는 것은 (예측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이란 국민의 공복인데 (선거를 위해 사퇴한다면) 국민에게 조롱당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사퇴하겠다고 상의해 온 장관은 없었나’라는 질문에도 “나 몰래 청와대하고 거래했을 수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되겠나”라고 일축했다. 개각은 물론 장관들이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후 대행체제로 부처가 운영되는 것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늦지 않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경기지사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18일 강원도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여권 출마자를 묻는 말에 “홍 부총리가 있지 않으냐”고 말했었다. 홍 부총리 역시 꾸준히 여권의 강원지사 후보로 언급돼 왔다.

다만 김 총리는 ‘국무위원이 지방선거에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되나’라는 질문에는 “그거야 제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하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 김 총리가 마지막 대선 주자로 합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간의 총리직을 수행하며 느낀 소회도 밝혔다. 그는 “(총리는) 중간중간 왔다 가는 사람이지 않나. 내 앞의 분이 전해준 걸 내가 어떻게 하고, 또 다음 분한테 전해주는, 이 역할을 제도화하는 고민을 많이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리는 “공무원도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기 위엄이 안 무너진다. 공무원도 가볍게 취급당하지 않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총리로서) 밥값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