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와르르’ 파월 연임은 악재? [3분 미국주식]

입력 2021-11-23 07:41 수정 2021-11-23 09:59
제롬 파월(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3일(한국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의장으로 지명을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임으로 요동쳤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다. 장중 1만6200선을 넘어섰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일(한국시간) 1.26%포인트 하락한 1만5854.76까지 밀렸다.

1. 파월 의장 유임
파월 의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지명을 받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약 상원의 인준을 받는다면 의회가 연준에 맡긴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권한 안에서 모든 것을 다할 것을 서약한다”며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추가 물가 상승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수단’이란 결국 금리 인상을 가리킨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되고, 경우에 따라 시행 시기를 앞당기거나 횟수를 늘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저금리의 혜택을 받는 정보기술(IT) 기업 상당수의 주가가 이날 하락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연준의 내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와 금리 인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 4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오는 12월까지로 한정한 월간 테이퍼링 규모를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로 결정했다. 당시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조건을 붙였다.

2. 메타버스·전기차 ‘흔들’
파월 의장의 유임으로 가장 선명한 낙폭을 나타낸 섹터는 메타버스와 전기차다. 두 섹터는 최근 빅테크보다 빈약한 기업 기반에도 기술주의 강세를 ‘쌍끌이’해 왔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장 먼저 성장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을 지탱하는 기업 상당수가 스타트업인 탓이다.

미국에서 ‘메타버스 대장주’로 평가되는 로블록스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0.22달러에 마감돼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76%(14.5달러) 급락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전기트럭 생산업체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나스닥에서 8.16%(10.49달러) 빠진 118.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지난주 상승분의 상당수를 반납했다.

3. 롱에버론 [LGVN]
미국 생명공학 기업 롱에버론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81.16%(28.2달러) 급등한 18.17달러에 마감됐다. 롱에버론 주가는 1주일간 무려 3배나 올랐다.

롱에버론은 지난 19일 자사에서 개발된 유아성 형성저하성좌심증후군(HLHS)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 지정돼 주가를 135.27%나 끌어올린 바 있다. 다만 나스닥 시가총액 순위 2000위권 밖인 롱에베론엔 언제든 집중 매도가 몰려 주가 하락에 휘말릴 위험이 도사린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