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초 판사는 못되었어도 그의 로시난테쯤은 된 것이 아닐까”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3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지난 5년을 회상하며 올린 글의 내용이다. 산초 판사는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가 쓴 ‘돈키호테’에서 주인공인 기사 돈키호테의 종자로 나오는 인물이다. 로시난테는 돈키호테가 타고 다닌 늙은 말이다.
탁 비서관은 이날 “(전날)아침에 라디오에 출연했다가 어제(21일)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한 야당의 코멘트, ‘돈키호테 같은 대통령’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문득 생각난 구절이 있어 ‘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하는 구절을 소개하다가 뭐 그리 나쁘지 않은 평가라고 빈정거렸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하고 돌아왔는데도 계속 맴도는 노래가 있어 오랜만에 찾아들었다”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나오는 노래 ‘이룰 수 없는 꿈’(Impossible dream)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곡을 번역된 가사와 함께 듣다가 아침의 빈정거림이 아니라, 어쩌면 대통령과 우리가 함께 했던 지난 5년이 이 노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노래에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을 바로잡고’ ‘두 팔이 너무나 힘들 때도 애를 쓰고’ ‘별을 쫓는다. 아무리 희망이 없어도’ 등의 가사가 나온다.
탁 비서관은 이를 언급하면서 “지난 5년, 어쩌면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을 바로잡으며, 두 팔이 너무 힘들 때도 애를 쓰며, 별을 향해 손을 뻗는 것. 희망이 없어도, 멀어도, 행진해 온 이상을 위해”라며 “이로써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을 믿으며, 비판받고 상처받은 저 남자 하나가 저 닿을 수 없는 별을 위해 그렇게 보낸 시간이 아니었을까”라고 문 대통령과 함께한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