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치하에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앞으로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이 금지된다.
21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여성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의 방송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을 금지하고, 앞으로 여성 언론인이 방송에 출연할 경우 머리를 가리는 두건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지침에 따르면 이슬람 종교나 아프간을 모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코미디, 연예 오락 프로그램 등의 방송이 금지된다. 아울러 이슬람 종교나 이슬람 ‘샤리아 율법’에 반하는 영화 등도 상영할 수 없다.
탈레반은 ‘해외 문화의 가치를 홍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외국에서 제작된 영상 역시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다른 나라의 모습을 담은 해외 드라마가 방영되곤 하는데, 이 드라마에 주로 여성 연기자들이 출연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프간 주재 언론인 대표 후자툴라 무자디는 “이번 탈레반 정부의 지침 발표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침은 실용적이지도 않고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방송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한편 지난 8월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탈취한 이후 여성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탈레반은 가장 먼저 여성들의 등교를 금지한 바 있다. 심지어 카불시 시장은 여성 직원을 남성 직원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 공무원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렇듯 탈레반의 여성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른 가운데 탈레반은 “여성의 교육 및 사회적 활동을 금지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일시적이며, 여성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