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개미 간만에 ‘활짝’ [3분 국내주식]

입력 2021-11-22 16:20 수정 2021-11-22 18:26
국민일보DB

한동안 주도주로 자리매김했던 게임,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테마의 배턴이 국내 증시 대표 업종인 반도체주로 넘어갔다. 미국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반도체·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반도체 기업 주가를 끌어 올린 것이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톱’ 약진은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피지수는 22일 전 거래일보다 1.42%(42.23포인트) 오른 3013.25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 3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20일 만이다.

1. 삼성전자 [005930]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20%(3700원) 오른 7만4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소위 ‘엉덩이가 무거운 주식’, ‘재미없는 주식’으로 통한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447조원대로 몸집이 큰 만큼 쉽사리 크게 들썩이지 않는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며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초부터 6만원 후반~7만원 초반 선을 맴돌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3% 이상 오른 것은 지난 8월 24일 이후 세 달여만이다. 범위를 넓혀 4% 이상 오른 것은 지난 2월 25일 이후 약 9개월만, 5% 이상 오른 것은 지난 1월 8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도체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세계 3위 D랩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01달러(7.80%) 오른 83.03달러에 마감했다. 1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2. SK하이닉스 [000660]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7.17%(8000원) 상승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론이 몰고 온 훈풍이 반영된 영향이다. 미국 현지 금융사가 장밋빛 전망을 하며 외국인투자자가 유입된 것도 주효했다. 미국 투자은행(IB)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는 19일(현지시간) “D램 가격이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씨티그룹도 같은 날 “D램 가격 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를 반도체 업종의 비중확대 적기라고 추천하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가가 고점 대비 평균 30% 이상 하락했고, 10개월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가격하락, 공급과잉 등 투자자들의 우려를 이미 선반영했다는 분석이다.

3. 반도체 부품주

반도체 부품·장비 등 소형주들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반도체 관련주들은 이날 글로벌 칩 수급난 완화 소식에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원익IPS는 전 거래일보다 13.07%(5050원) 오른 4만3700원에 마감했고, 제주반도체(18.50%), 에이팩트(14.50%), 오로스테크놀로지(10.58%), 제우스(9.38%), 원익QnC(6.56%)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증시를 주도하는 테마로 떠오른 메타버스와 반도체가 깊은 연관성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추가적인 수요의 충격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의 메모리 가격 하락이라는 변수는 더 주가를 끌어 내릴만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기본 인프라가 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라는 사실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메모리 주식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너무 가혹했었다”고 분석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