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서 도주한 경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경기도 양평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주장과 동영상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실제 이 사건은 출동한 경찰들이 범인을 제압해 체포에 성공한 사례임에도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장면에 집중해 ‘문제 있다’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 이는 최근 경찰의 강력범죄 현장 대응 실패로 경찰의 공권력 집행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범죄도시 실사판, 경기도 양평 흉기 난동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회자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된 것으로 지난 2일 경기도 양평터미널 부근 주택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현장 모습이 담겼다. 유튜브에 이 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범죄도시실사판, #중국인흉기난동, #조선족흉기난동, #범인제압, #경기도양평’ 등의 키워드를 함께 달았다.
3분 9초 분량의 해당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또 다른 남성 2명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이 나온다. 경찰은 처음에 테이저건을 사용했지만 흉기를 지닌 남성은 두꺼운 외투를 입어 저지가 불가능했다. 이후 경찰은 삼단봉으로 육탄전을 벌인 끝에 해당 남성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이 혼자 도망가는 듯한 모습이 논란이 됐다. 흉기를 지닌 남성이 자신 쪽으로 달려오자 해당 여성 경찰은 옆에 있는 시민보다 빠르게 뒤를 향해 달려간다. 이때 어디에선가 ‘꺄악, 엄마!’ 라는 비명도 함께 들린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동료들은 목숨 걸고 싸우는데 혼자 도망가는 것 같다’, ‘누구나 위험한 거 알지만 경찰이기에 제압해야 하고 내가 도망가면 동료가 다치니까 물러서지 않는 것이다’, ‘옆에 있는 시민보다 더 빨리 도망가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꺄악, 엄마!’라는 비명이 뒤를 향해 달려가던 경찰이 낸 소리같다는 추측을 내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팀장이나 동료들은 여경이 해당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고 한다”며 “여경 역시 테이저건을 뽑아들고 쫓아가는 등 함께 검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논란이 된 비명 소리는 현장에 있던 시민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해당 유튜브 영상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최대한 무기 사용을 자제하며 피의자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장면으로,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경찰들은 피의자 검거를 시도하다 뒤로 빠지는 등 공격하다 수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뒤로 빠지는 모습만 떼어놓고 보면 자칫 도망가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현장은 경찰 대응이 잘 된 사례에 속한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영상을 보면 경찰관들이 공수 대응을 반복한 끝에 결국 피의자를 검거하는 모습이 나온다.
최근 국민들의 경찰 불신을 초래한 인천 흉기 난동 사건 관련, 피해자 가족이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경찰 대응 문제로 인천 논현경찰서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하루 만에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나타나자 현장에 있던 경찰이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자리를 떴고, 이후 피해자가 피의자로부터 목 부위를 찔린 사건이다. 현재 피해자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는 상태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