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끄는 삼성전자가 폼팩터와 무선충전 등에서 관련 특허를 잇따라 내놓으며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점유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쟁사들은 앞다퉈 ‘후퇴’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렛츠코디지털은 삼성전자가 최근 두 번 접는 3단 폴더블폰에 적용할 역방향 무선충전 기술 관련 특허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역방향 무선충전은 스마트폰 배터리를 무선이어폰 등 다른 기기에 무선충전으로 나눠줄 수 있는 기술이다.
3단 폴더블폰은 구부러진 채로 세로로 세워둘 수 있어 ‘병풍폰’이라고 불린다. 기존 폴더블폰보다 더 큰 화면을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PC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한국디스플레이 산업전시회에서 이와 비슷한 형태의 제품을 전시했다.
렛츠코디지털은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위아래로 접는 방식의 새 폼팩터 특허도 WIPO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전했다. 폈을 때 외형은 갤럭시 Z폴드3(Z폴드3)와 비슷한 대화면이지만, 좌우가 아닌 갤럭시 Z플립3(Z플립3)처럼 위아래로 접히는 게 특징이다. Z폴드3와 마찬가지로 접은 뒤에도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여러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양쪽에서 돌돌 마는 형태의 ‘상소문폰’, 양옆이 함께 접히는 ‘장롱폰’ 등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 폼팩터 특허를 보유하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되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폴더블폰 출시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중국 TCL은 지난 9월 Z플립3와 비슷한 모습으로 내놓으려 했던 폴더블폰 ‘시카고’의 출시를 멈췄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구글도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내놓으려고 했지만, 최근 개발을 중단했다. 로스 영 DSCC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이 픽셀 폴드의 경쟁력이 크지 않고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애플도 관련 특허를 계속 출원하고 있지만, 폴더블폰 출시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의 정보 유출자로 잘 알려진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애플의 첫 폴더블폰 스마트폰이 2024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사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향후 1~2년 간 폴더블폰 분야에서 ‘왕좌’를 수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900만대 수준이고 이 중 삼성전자 제품이 88%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