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칼부림 현장 이탈한 경찰, 진심으로 사과”

입력 2021-11-22 13:33 수정 2021-11-22 14:15

최근 일어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에서 경찰이 현장 대응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거세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난동 사건과 서울에서 발생한 신변보호 대상자 사망 사건에서 경찰이 위험에 처한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다”면서 “소극적이고 미흡한 현장대응으로 범죄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와 그 가족,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 안전은 경찰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 목표임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현재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다시는 이런 잘못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조직의 전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라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로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한편 문제의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잘못된 부분을 신속하고 빈틈없이 보완하고 개선하는 데 조직 전체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위급한 상황에 처한 국민에게 112신고는 SOS(긴급구조신고) 그 자체”라며 “경찰청과 전국 시도경찰청이 비상한 각오를 하고 면밀한 진상파악과 확인을 통해 현장대응과 관련한 제반 교육·훈련, 경찰관의 자세·마음가짐·제도·장비 등을 철저히 점검해 개선·보완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경찰청 지휘부와 시·도경찰청장, 부속기관장, 경찰서장 등 350여 명이 참석해 논란이 된 사건의 경과와 문제점, 현장 법 집행 관련 제반 제도 등을 분석하고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현장 경찰관이 긴급 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과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은 지난달 15일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 주민이 3층 주민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이후 4층 주민은 칼을 들고 내려와 3층 주민을 찔렀고, 현장에 있던 여경은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1층으로 뛰어 내려가 피의자와 피해자를 한 곳에 방치했다. 목 부위를 찔린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