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개 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사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거칠고 피눈물도 없어 보인다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2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 후보는 20일 충남 일정에서 두 차례 눈물을 보였고, 2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일정에서도 눈물을 보였다. 3일간 총 4번의 눈물을 흘린 셈이다.
이 후보는 선대위 회의에서는 95세 어르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95세 어르신이 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으셔서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5000원어치 토란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후보는 20일 충남 논산 화지시장에서는 분식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할머니와 대화하다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할머니가 이 후보 손에 홍삼 사탕과 누룽지 사탕을 쥐여 주자 이 후보는 “꼭 건강하시고, 오래 사세요”라고 일어서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 고개를 휙 돌린 이 후보는 서둘러 손수건을 꺼내 눈 주위를 훔쳤다.
이 후보는 건너편에 쭈그려 앉아 토란을 팔던 할머니 앞에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할머니가 이날 선대위에서 거론한 95세 어르신으로 보인다.
당시 이 후보는 자신의 눈물에 대해 “어머니 생각이 나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나이 90(세) 먹으신 어른이 생업에 도움이 되겠다고 쭈그리고 계신 게 가슴 아팠다”면서 “어머니(상인 할머니)가 말도 잘 못 알아 들으시더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생계일 텐데 저러지 않더라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이었다. 이때 다시 이 후보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21일 현충원 참배 일정에서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전사자 묘역 참배 중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도 계속해서 눈가 주위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이 후보는 최근 중도층 공략을 위해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바 있다. 그는 전국민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야당의 ‘대장동 특검’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이다 정치인’의 단점으로 꼽혔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 있고 유연한 실용주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만 부각됐는데, 이 후보는 원래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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