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 늦가을 정취 듬뿍… 진안 모래재

입력 2021-11-22 09:29

전북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을 잇는 고갯길이 모래재다. 1970년대 분주했던 길은 97년 새로운 국도에게 역할을 넘겨주며 한적한 길로 바뀌었다. 느리게 달리거나 천천히 걸으며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11월 말이면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어난다. 길 양옆에 도열해 있는 붉게 물든 원추 모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덕분이다. 나무 사이로 움푹 파인 듯 여유 있게 돌아가는 모양새의 길은 달려오던 차량을 살짝 감췄다가 다시 내놓는다. 겨울에도 앙상한 가지 위에 솜 같은 눈이 쌓이면 수묵화 같은 풍경을 펼쳐놓는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