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쇼핑 대목이 시작된다. 미국에서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 그 이튿날은 연중 최저가 상품을 연말까지 쏟아내는 세일 시즌의 첫날인 블랙프라이데이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추수감사절인 오는 25일(한국시간) 휴장한다. 블랙프라이데이인 이번 주 마지막 장은 평소보다 3시간 빠른 27일 오전 3시에 끝난다.
1. 블랙프라이데이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닫혔던 지갑이 열리는 날이다. 소비자는 연중 가장 큰 폭으로 할인된 상품을 구입할 기회, 기업은 재고를 소진하고 내년 사업을 준비할 동력을 얻는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시작된 세일 시즌은 크리스마스(12월 25일)를 지나 연말까지 이어진다.의류, 가전, 요식, 유통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이 기간에 매출이 상승한다.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은 곧 주가로 반영된다. 뉴욕증시가 강한 상승 랠리에 들어가는 시기도 블랙프라이데이 무렵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처음인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전후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만 선, 나스닥지수는 1만2000 선을 각각 뚫고 올라갔다.
월스트리트에선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미국 리서치업체 CFRA의 샘 스토발 최고투자전략가는 “11월 마지막 5거래일은 1950년 이후 강세를 보였던 시기”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엔 변수가 많다. 인플레이션과 공급 대란으로 할인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불황’에도 유독 온라인 쇼핑만은 호황을 누려온 점도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성패를 가를 요소로 꼽힌다. ‘팔릴 물건은 이미 팔렸다’는 얘기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실은 자산관리사 기고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전후 매출과 4분기 실적 사이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증명되지 않았다”며 “이 기간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실적이 나오면 투자 심리를 위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 FOMC 의사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지난해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적 진전을 고려해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을 매월 줄여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채와 MBS를 합산한 월간 테이퍼링 규모는 150억 달러(약 17조8500억원)다.연준은 이런 속도의 테이퍼링을 우선 다음 달까지 두 달만 시행한다. 그 이후 테이퍼링 속도에 대한 구상은 FOMC 의사록에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 의사록은 추수감사절 휴장을 하루 앞둔 24일에 공개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한 FOMC 위원들 사이에서 테이퍼링을 서두르는 의견이 오갔을 경우 뉴욕증시의 주요 지표가 요동칠 수 있다.
3.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시작될 쇼핑 대목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 “미국에서 19일까지 최근 7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평균 9만3196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주 전보다 30% 증가한 숫자다.지난해 겨울과 다르게 백신이 보급됐고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올겨울에도 코로나19 유행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봉쇄까지 거론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미 봉쇄 시행을 결정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만명을 넘어선 독일에서도 봉쇄가 논의되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