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남편 이 후보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며 퍼스트레이디 대결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와 찰떡 행보를 보이면서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여성 표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씨는 21일 대전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이 후보의 지방 일정에 동행했다. 지난 9일 낙상사고를 당한 지 12일 만이다. 그는 연평도 포격 11주기를 앞둔 이날 오전 이 후보와 함께 대전 유성구 현충원에서 전사자들 묘를 참배했다.
그는 이날 두 아들을 가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故) 서정우 하사, 故 문광옥 일병 등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을 둘러보는 과정에서는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이후 충북 청주로 이동해 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하는 국민반상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기본소득 실험 설명을 들은 뒤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엄마로선 학교에 아이들을 찾아가기 너무 힘들고 문턱이 높았는데, 일도 하고 학교에 도움을 주고 아이들이 경제 개념도 알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충북 청주시 육거리 종합시장에서도 김씨는 바닥 민심을 훑으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지지자들과 손하트를 만들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아닌 ‘김혜경’을 연호했다. 김씨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호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충주가 고향인 김씨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남편을 대신해 충청권을 돌며 물밑 내조에 힘쓴 바 있다.
이 후보도 애처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장 즉석연설에서 단상에 선 김씨를 “충주의 사위 말고 충북의 딸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시장에서 “아내가 손이 시릴까 봐”라며 김씨를 위한 손토시를 구매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부인은 크게 ‘적극적인 내조형’, ‘소극적인 내조형’, ‘외부 활동가형’으로 분류된다.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으로 현대 정치사에서 전형적인 영부인으로 언급되는 故 육영수 여사가 적극적인 내조형으로 꼽힌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는 소극적인 내조형, 정치·사회적 참여라는 측면에서 다른 결의 영부인 전형을 제시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故 이희호 여사는 외부 활동가형으로 대표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공개 행보가 없는 가운데 ‘내조 경쟁’을 앞둔 ‘예비 퍼스트레이디’들이 어느 행보를 밟을 지에도 관심이 향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