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미국 영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답변 1순위는 ‘가족’이었다. 이 질문에 ‘물질적인 풍요’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온 건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는 지난 2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17개 선진국의 성인 1만8850명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개방형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각국 언어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게 무엇이냐’고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은 복수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일부 응답자들은 개방형 질문과 무관하게 단수로 답변했다. 단수 답변자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62%)이었고, 그 뒤를 일본(59%) 프랑스·대만(46%) 등이 이었다. 단수 응답자 총 비율은 전체 중 34%였다.
가장 많은 답변을 보인 항목은 ‘가족’(38%)이었다. 그다음은 ‘직업’(25%), ‘물질적 풍요’(19%) 등의 순이었다. 설문 대상국에는 한국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프랑스 그리스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일본 영국 미국 스페인 대만 등 17개 나라가 포함됐다.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게 ‘가족’이라는 답변이 1순위를 차지한 나라는 17개국 중 14개였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가족이 삶을 만족스럽게 만든다’고 답한 나라는 호주(56%) 뉴질랜드(55%) 그리스(54%) 등이었다. 미국은 49%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 가족이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는 답변은 16%로 17개국 중 16위였다.
물질적 풍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이 1순위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그 비율은 응답자 중 19%로 17개국 중 10위였다. 물질적 풍요를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는 스페인(42%)이었다. 그 뒤를 네덜란드(33%), 이탈리아(29%), 벨기에(25%) 등의 순으로 이었다. 미국은 18%, 일본은 16%로 나타났다.
한국은 물질적 풍요로 응답한 비율 자체는 17개국 중 중간 수준이었다. 하지만 가족이나 건강 등 다른 항목보다 물질적 풍요를 언급한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이 복수 응답보다 단수 응답률이 월등히 높았던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직업 항목에서는 이탈리아의 응답률(43%)이 가장 높았다. 이탈리아는 가족과 직업이 대등한 비율로 나타났다. 2순위는 스페인(40%), 3순위는 스웨덴(37%)이었다. 한국에서는 직업을 중요한 의미로 여긴다는 응답이 6%로 전체 17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나라는 스페인(48%)이었다. 네덜란드는 31%, 독일·스웨덴은 22%로 나타났다. 건강 항목에서 한국은 17%로 17개국 중 9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다.
종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응답률은 미국이 15%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뉴질랜드 5%, 호주 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로 17개국 중 15번째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